엘리와 제임이 남매의 엄마가 되어서도 여전히 게으르게 잡생각만 하며 사는 중.
by 금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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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2016

전갈을 업고 강을 건너기를 주저하는 개구리에게 전갈이 말했다. 나를 태운 너를 내가 쏜다면 둘 다 물에 빠져 죽을텐데 내가 그런짓을 할 리 없지 않겠느냐고. 설득당한 개구리가 전갈을 업고 강을 건너길 절반쯤, 전갈은 개구리를 쏘았다. 원망하는 개구리에게 전갈이 말했다. “It's my nature, I cannot help it.” 이 이솝 우화가 나를 슬프게 하는 이유는 강렬한 필연성 때문인것 같다.논리와 이해와는 차원이 다른 세계에 속하는 필연성. 전갈이 자기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개구리를 쏠 수 밖에 없었던 그 필연성은 전갈의 본능이 존재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불가피성에서 온 것이므로.

 

알베르 까뮈Albert Camus의 희곡 오해Le Malentendu에서는 어릴때 가난을피해 도망치듯 집을 떠나 성공한 사업가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누이와 어머니가 운영하는 호텔에들러 다음날 놀래줄 요량으로 신분을 밝히지 않고 평범한 투숙객인척 방을 빌린다. 하지만 그 날 밤은 오랜 가난에 지친 누이와 어머니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투숙객을 죽이고 금품을 빼앗기로 결심했던 밤. 이미 잠이든 투숙객을 손쉽게 죽이고 소지품을 뒤지던 중 누이와 어머니가  그의 신분을 알게 되고 자살을 하는 것으로 희곡은 마무리 된다. 오이디푸스와 같은 그리스 비극에서는 필연성이 신으로부터 부여되고 바로 그 사실이 비극의 밑받침이 된다. 신의 존재가 설 자리라고는 없는 실존주의자 까뮈의 희곡이 더한 비극인 것은 신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필연성은 독자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비극의 이러한 근거 없는 필연성은 부조리한 삶의 단면이고, 까뮈가 시지프스의 신화Le Mythe de Sisyphe에서 밝혔 끊임없는 투쟁 외에는 답이 없다.

 

필연이므로 피할 수가 없다. 하지만 투쟁할 수가 없다. It's my nature, I cannot help it. 파멸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연에 순응한 결과가 파멸일 때, 투쟁할 의지도 힘도 없는 나는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 외에 크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by 금복주 | 2016/03/13 06:47 | 트랙백 | 덧글(1) | ▲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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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채널 2nd™ at 2016/03/13 07:48
그래서 "천성"은 숨길 수도 없 -- PC하게 말하려면 이렇게 말하면 안되는 것을 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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