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와 제임이 남매의 엄마가 되어서도 여전히 게으르게 잡생각만 하며 사는 중.
by 금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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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0

난 이런 얘기를 입 밖에 내는걸 참 싫어하는데,
... 이번주는 내내 우울했다.
작은 일에서 시작되었고, 열쇠는 스스로 창조해낸 분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있다는걸 인지하면서도 탈출 불가능한 얇은 막의 밀실에 갇혀버렸다고나 할까. 
이유를 알수 없는 찝찝한 기분. 그 기분을 털어낼 새도 없이 비슷한 종류의 신경 긁는 작은 사건들이 리드미컬하게 터져나왔다.
 
전조는 지난주 금요일에 자른 머리. 정말 수습이 안된다. 어째 머리를 묶어도 수습이 안되냐?

하이라이트는 자기네 유치원은 다른 유치원과 다르다면서 고자세를 유지하던 원장.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지는 못하면서 내가 이런 저런 유치원 이름을 언급하자 프랜차이즈라며, 같은 옷 입고 줄서서 손씻게 하고 주입식 교육을 하는 곳이라며 비웃으며 수준이 낮다는 듯 나를 본다. 빈정이 조금 상한 채로 한바퀴 둘러보고 내가 느낀점은 뭐 다른 유치원과 별다른게 없다는 것? 아, 대청소를 한번 좀 해야겠구나 하고 느꼈다. 싱가포르가 습한 곳이긴 하지만 바닥이 끈적여서 찝찝하군. 게다가 주차장이 따로 분리되지 않아 유치원 앞마당 아무렇게나 세운 차 사이를 아이들이 돌아다닌다. 질문이 있냐는 말에 둘러보니 다른 곳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뭐가 다르다는거죠? 하고 물었더니 굉장한 모욕이라도 당한듯이 목소리를 높이며 말한다. 다른 곳과 다르지 않다고요? 그걸 못 느꼈다고요? 조금 미안한 마음에 유치원이라는게 다 그렇잖아요, 겉보기엔 다 비슷하고... 라고 했더니 불에 기름을 부은격이 되어서 목소리가 더 높아진다. 아니죠! 전혀 달라요! 그러고선 대강 설명하는 그들만의 특성은 창의성을 중시하고 프로젝트 중심의 활동을 하며 자발성을 높인다 등등. 그런데 농담이 아니라 어느 유치원을 가도 하는 말이 그거다. 어느 유치원이 저희는 주입식 교육을 통해 순종적인 아이들을 육성합니다 라고 하나? 참 특별나기도 하네. 어쨌든 거만한 얼굴로 덧붙이기를 그래서 학부형이 자기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시킬것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한 첫단계라고 말한다. 당연히 방금 말씀하신 그런 교육을 저도 원하죠, 라고 했는데 표정이 여전히 안좋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결국 빈정대고 말았다. 표정관리도 되지 않는 것 같고 한마디로 재수없어서 대충 얼버무리고 그러나 Thank you 는 잊지 않고 유종의 미를 거두며 떠나려는데 드럽게 좁고 모양 이상한 유치원 앞마당 때문에 차를 잘 못 빼겠네. 그랬더니 이 아줌마 나와서 나를 무슨 유치원생 훈육하듯이 자기 손 모양을 보라면서(중간에 핸들 그쪽으로 돌리는거 아니라며 잔소리까지 하고) 난폭하게 팔을 휘두르며 차 빼는 법을 알려주고는 인사도 없이 돌아선다.

그러고는 장을 보러 쇼핑몰에 갔는데 주차장에서 범퍼 밑을 우두둑 긁었다. 콤보라는게 이런데 쓰는 말인가.

유치원에서 엘리 기다리며 차에서 빵 먹다가 빵봉지 잘못 들어 빵가루 지대로 우수수 떨어지고. 조그만 진공 청소기를 하나 사야겠다 생각은 했었지만 이런식으로 드라이브를 걸 건 없잖아.

15키로(싱가포르에선 절대 가까운 거리 아님) 떨어진 엘리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핸드폰 놓고 온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오후내내 까맣게 모르다가 러시아워 다 되어서.

메이드 데리고 은행가서 구좌 열어 보너스까지 얹어 월급주고, 머리끈까지 몇개 사줬더니 집에 와서 하는 말이 오프데이 하루 더 달란다. 김빠지게 하네. 

먼지 진드기 알러지가 점점 더 심해지면서 매일 밤 자기전에 polaramine을 먹고 있는데 감기 기운이 있다. 여기도 콤보구나. 애들도 콧물 질질.  

자격지심에 이런 사건 이런 기분 언급하기 싫어하는 편이지만 이런 쪼잔하디 쪼잔한 사건들에 분개한 내용을 일기로 쓰게끔 나에게 용기를 준 작은 계기가 있었으니...
그것은 핸드폰을 가지러 갔을때 그 집 언니가 준 민트와 바질 화분이었다.
오랫동안 집을 비울거라며 브로콜리와 사과, 계란 몇개 등등을 싸주던 언니는 화분도 그냥 놔두면 죽고 말거라며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 트렁크에 실어주었다. 꽃이 피면 끝이니까 자주 잘라주라는 말과 함께. 집에 와서 부엌에 두고 보니 흔히 보던 3000원짜리 작은 화분이 아니라 제법 큰 화분이다. 참으로 새파란데, 끝부분에 난 잎사귀 몇개가 영 비실해보여 시험조로다 가위를 들고 싹둑싹둑 되는대로 잘라냈더니 그 냄새가 참...

웃긴 얘기지만 이번주 내내 기분 참 뭣했는데 방금 민트랑 바질 냄새 맡고 와서 드물게 약간 상기되어 오랫만에 일기를 좀 써보자 했던거다. 아, 근데 정말 군데군데 짜증나고 맘에 안드는 한 주였다. 덕분에 요가는 열심히 했다.

by 금복주 | 2010/07/23 00:43 | 트랙백 | 덧글(1) | ▲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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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t 2010/08/23 16:03
문제의 귀여운 민트와 바질이구나..우리집 민트는 벌써 돌아가심 ㅠ
요리할 때 조금씩 잘라서 쓰면 좋겠다 부러워~ ㅎ

나도 요즘 날씨 탓인지 나이 탓인지 영 기분이 안 나..그래도 오늘 발권했는데 다른 때 같음 오예~하고 무지 뿌듯할텐데 영 신이 안 나네..너랑 아가들 보면 또 좋아지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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